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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598-1142(Print)
ISSN : 2383-9066(Online)
Journal of architectural history Vol.24 No.1 pp.17-28
DOI : https://doi.org/10.7738/JAH.2015.24.1.017

A Study on the Architectural Concepts and Expressional Characteristics of Kisho Kurokawa's Works

Yil-Hyung Lee
본 연구는 순천향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수행하였음.
October 14, 2014 December 30, 2014 February 15, 2015

Abstract

This study aims to research the Kisho Kurokawa's architectural concepts and expressions that are comprised of various and complex theories system for Korean's globalization of architecture. Kurokawa's architectural concepts are composed by Metabolism, Metamorphosis and Symbiosis. And intermediate zone, ambiguity, multivalence are theories that work as media in changing process levels to three main concepts and these are used as media of Metamorphosis which embody Symbiosis. Metabolism include concepts of Metamorphosis and Symbiosis. Symbiosis is comprise of concepts of Metabolism and Metamorphosis, and is a ultimate goal of these three main concepts. Metamorphosis works as a medium in changing process levels from Metabolism to Symbiosis. The architectural expressions are embodied according to these main three concepts and theories of media in changing process levels. And these architectural expressions are analyzed by three elements as follows: form, material & color, structure & technique.


黑川紀章의 建築槪念과 表現特性에 관한 硏究

이 일형
(순천향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초록


    Soonchunhyang University

    1.서 론

    1-1.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일본은 반세기가 넘게 세계 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 로 비(非)서구권의 유일한 선진국이자, 친절하고 질서 를 잘 지키는 국민성으로 서구권 국가들에게 호감을 주어왔다. 그러나 패전(敗戰) 이후에도 침략과 수탈에 대한 반성조차 하지 않은 채, 군국주의의 망령이 여전 히 존재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은 경 제·사회분야를 제외하더라도 문화·예술 특히, 건축분야 에서는 우리가 부러워할 만큼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있 다. 일본은 1979년에 시작된 건축분야의 노벨상격인 ‘프리츠커 상(Pritzker Prize)’2) 수상자를 6명이나 배출 했고, 1907년에 시작된 세계적 권위의 미국건축가협회 (AIA) ‘골드메달(Gold Medal)’ 수상자도 3명이나 배출 했다. 수상자 없는 한국을 비롯한 비서구권을 통틀어 도 가히 압도적이다.

    작년 세계 최대의 건축축제 제 14회 베니스비엔날레 (la Biennale di Venezia) 건축전에서 최고상인 황금사 자상을 한국관이 처음 수상한 계기로 우리 건축계는 ‘한국성의 세계화’라는 주제를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 가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 중에서도 주요한 국제현 상설계에서 많이 당선되었고, 전 세계에 지어진 그의 작품으로 명성이 드높은 일본의 키쇼 쿠로가와(黑川紀 章: 1934∼2007)는 폭넓고 다양해서 복잡한 이론체계 지만, ‘일본성의 세계화’라는 주제에 일관되게 자신의 건축개념과 표현을 발전시키고 견지해온 몇 안 되는 건축가다. 따라서 쿠로가와 건축의 개념과 표현의 내 용을 분석해서 그 특성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한국 건축계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1-2.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국내·외에서 발간된 쿠로가와의 서적을 비롯한 관련 자료 대부분의 내용을 면밀히 고찰하고, 그의 많은 작품 중 실현된 작품을 중심으로 건축개념 과 표현에 대해 분석하고 그 특성을 도출해내고자 했 다. 2장에서는 쿠로가와 건축개념의 배경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난해한 건축개념의 특성에 대해 정리해 보았 다. 3장에서는 실현된 작품 중 쿠로가와가 작품집에서 직접 선별한 기준에 따라 개념별로 분류된 대표적인 작품의 분석을 통해 건축표현의 특성을 정리하였다. 4 장의 결론에서는 쿠로가와의 건축개념과 표현특성을 비평적인 시각에서 종합하였다.

    2.키쇼 쿠로가와 건축개념의 특성

    2-1.키쇼 쿠로가와 건축개념의 배경

    (1) 건축적 환경과 불교의 영향: 1934년 일본 나고야 에서 태어난 쿠로가와는 부친(父親)이 건축가였던 까 닭에, 자연스럽게 건축에 접하게 되고 그 영향을 받았 다. 그리고 쿄토(京都)대학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로 활동하고 있는 이소자키(磯崎新)와 함께 토쿄(東京) 대학 대학원에서 당시 일본 건축계의 중심인물이었던 단케(丹下健三)3)에게 수학했다. 1961년 자신의 사무실 을 개설한 후 몇 해 동안 일이 없어 이론적인 저술이 나 탁상계획에 관심을 쏟게 됐다고는 하나, 젊은 시절 부터 자신의 건축에 대한 이론체계를 세우려고 노력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을 것이다.4) 그리고 쿠로가와가 6년간 다녔던 불교계 중등학교에 서 벤쿄(Shiio Benkyo)5) 스님에게 받았던 불교 교육과 메타볼리즘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 나카무라(中村元)6) 교수가 저술한『동양인의 사고방식, 1964』이란 책을 통해, 불교 사상은 쿠로가와의 건축개념 전반에 커다 란 영향을 미쳤다. 그는 26세에 가장 젊은 나이의 구 성원으로 메타볼리즘 운동7)을 창설했는데, 이때 불교 사상은 이 운동의 개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또한 메타볼리즘으로부터 심바이오시스에 이르기까지 진화해온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에서는 ‘삶의 원리’와 ‘일본 문화’가 일관된 두 개의 주제인데, 이것 역시 불 교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2) 서구와의 대립구도를 통한 일본의 우수성 주장: 쿠로가와는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자신감을 바 탕으로, ‘일본과 서구의 대립구도’8)를 통해 일본문화와 사상의 우수성을 주장하면서, 거기서 비롯된 자신의 건축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서구의 이원 론(二元論)적 정신세계9)에 의해 지배되지 않는 일본이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 은 일본의 근대화시기에 도입되었던 서구의 유럽중심 주의(eurocentrism), 이성중심주의(logocentrism), 인본 주의(humanism), 보편주의(universalism) 그리고 이들 의 결과로서 건축에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 국제주의 양식(International style)을 비평적인 시각에서 극복하 고자 하는 태도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쿠로가와는 ‘이세신궁(伊勢神宮)’ ‘가츠라리큐 (桂離宮)’와 같은 일본의 우수한 전통건축들을 메타볼 리즘의 모티브10)로 활용하였지만, 그의 스승 단케처럼 일본전통(건축)과 근대건축의 접목으로 제시되었던 일 본의 전통적인 목할법(木割法)과 같은 방법론을 활용 했다기보다는, 자신의 건축개념을 일본의 사상과 문화 로부터 도입하여 발전시키고 있다.

    (3) 변화된 시대의 패러다임 반영: 쿠로가와는 건축 이란 시대정신의 표현인데, 자신의 관심이 시대와 더 불어 변화해왔다고 말한다. 시기별로 1960년대에는 메 타볼리즘과 개방된 구조라는 개념에 관심을 가졌었다. 1970년대에는 메타몰포시스, 중간영역, 애매성에 대해 얘기했었다. 1980년대에는 심바이오시스 그리고 1990 년대에는 보다 확대된 통합적인 심바이오시스라는 개 념에 대해 말했었다. 그리고 이런 그의 건축개념을 확 대, 강화시키기 위해 도입한 이론이 후기구조주의(解 體主義) 사상이나 생물(태)학, 홀론(Holon: 생물과 환 경의 종합체), 프랙털(fractal) 등과 같은 과학 분야의 변화된 패러다임이다. 따라서 이런 맥락에서 쿠로가와 는 세상이 ‘산업화·근대화’ ‘기술·기계의 시대’에서 ‘삶 의 시대’ ‘정보의 시대’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11)

    산업사회의 기계는 유형(visible)이지만 정보사회의 기술은 무형(invisible)이다. 정보시대에서 무형의 기술 (특히 커뮤니케이션)은 자유롭고 역동적인 방식의 관 계(關係)를 의미한다. 관계는 다른 것에 존재를 허용하 고, 주변 환경과 차이(差異)를 용인한다. 쿠로가와는 새로운 시대에 공생(共生)의 개념이 상호관계의 핵심 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이 요소들로 건물을 해부하고 그것을 재조립하는 것은 정보시대의 건축적 표현이다. 기술이 안보임에 따라 하이테크 건축으로서 지금의 시 대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지게 됐는데, 이것이 메타 볼리즘 건축에서의 하이테크한 표현 이후로 그의 작품 에서 기술이 점차로 우위를 덜 차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2-2.키쇼 쿠로가와의 건축개념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에는 불교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삶의 원리’와 ‘일본 문화’라는 두 개의 주제가 일 관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관련 분야의 적절한 이론 과 과학(기술)의 새로운 성과를 오랜 기간 동안 꾸준 히 도입하여 확대, 강화시켜 온 그의 건축개념은 메타 볼리즘으로부터 심바이오시스에 이르기까지 진화해왔 다. 드류(Philip Drew)는『Third Generation, 1977』에 서 쿠로가와를 메타볼리즘의 창시자로서, 오로지 논리 의 단련을 견뎌낸 결과 강렬하고도 도전적인 형태를 출현시킨 극히 이론적인 건축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 래서인지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은 리좀(rhizome)12)과 같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있어 난해하다. 하지만 그의 건축개념은 메타볼리즘(新陳代謝), 메타몰포시스(變形) 그리고 심바이오시스(共生)와 같이 크게 3개로 대별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2-1.메타볼리즘(metabolism)의 개념

    메타볼리즘은 이제껏 미래적, 하이테크적인 건축 운 동으로만 생각되어져 왔지만, 그것의 본래 개념은 인 간과 기술 사이에 존재하는 대립을 초월하는데 있으 며, 인간과 기계가 공생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가 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쿠로가와가 말하는 메타볼리즘 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①삶과 그것의 형태를 강조하 는 기계시대에 대한 도전이다. ②역사적 전통, 장소의 본성과 같이 근대건축에서 잃어버렸거나 간과했던 요 소들의 부활이다. ③전체뿐만이 아니라 부분의 자율성, 이종(異種)문화를 강조한다. ④유전자(DNA)를 통해서 인간 신체의 정보가 미래의 세대에게 전달되는 것과 같이 문화적 정체성과 지역적 특성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철학, 생활양식 그리고 미적 방식을 통해 전달 된다. 이것은 가장 발전된 현대의 기술과 재료를 통해 지역적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⑤메타볼리즘의 건축은 임시적 건축이다. 역동적인 균 형은 서구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미적 이상에 대한 대 안으로서 불교에서 덧없음(impermanence)의 개념을 표현한다. ⑥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이 시간과 공간 둘 다에서 개방된 체계로서 건축과 도시를 생각한다. ⑦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공생으로서의 통시성(通時性)과 다른 문화들에 대한 공생으로서의 동시성(同時性)을 추구한다. ⑧성(聖)스러움, 중간영역, 애매성 그리고 불 명확성은 삶의 특별한 모습이다. ⑨메타볼리즘의 건축 은 정보시대의 건축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無形) 의 정보, 기술, 생명과학은 건축적 표현을 만든다. ⑩ 현실 그 자체보다 관계(關係)에 가치를 둔다.

    1963년에 메타볼리즘 운동은 성장과 변화가 허용되 는 모델로서 세포(cell)와 신경조직(nervous system)을 공표했었다. 살아있는 세포의 이미지는 성장·변형·해체 그리고 부분들의 자율성, 재순환, 역동적 안정성이다. 그것의 건축적 표현은 건축을 해체하고 새로운 조합의 다양한 가능성을 창조하고자 한 캡슐(capsule) 건축이 었다. 생명체 안에서 자율적인 부분들은 신경조직에 의해 보다 복잡한 단계로 조직되는데, 여기서 ‘삶의 원 리’라는 개념은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개방된 구조, 매트릭스, 리좀과 같은 중요한 이론을 통해 건축으로 구현된다.

    2-2-2.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의 개념

    ‘메타볼리즘’이라는 용어가 과학지상주의적 성장이라 는 개념을 통해서 메타볼리즘 운동 초기의 이데올로기 를 표현한 것이라면, ‘메타몰포시스’라는 용어는 메타 볼리즘의 뒤를 이어서 제시된 개념으로서, 생명의 출 현과 성장, 사멸 등의 변화를 포함하는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메타몰포시스는 개념상 선행하는 메타볼리즘과 불가분의 관계이다.13)

    패전 이후 산업국가로서 성공한 일본에서 메타볼리 즘 운동은 개방된 구조를 가지고 정보사회에서 기술에 대한 미래의 잠재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1970년 오사카박람회(大阪Expo)는 이러한 경향들의 정점이었 다. 도시와 건축, 사람과 기술 사이에 대립이 격렬해진 시기였던 1970년대 쿠로가와의 작품은 주요 개념에 변 화하는 과정적 단계의 매체로서 작용하는 중간영역(中 間領域), 애매성(曖昧性), 양의성(兩意性), 다의성(多意 性)의 이론에 의해 발전되었던 메타몰포시스의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다.14)

    메타몰포시스는 일본전통 문화와 공간15)에서와 같이 중간영역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다. 풍부하고, 애매하며, 양의성의 예술성을 복원시키고 계승하는 중 간영역이라는 쿠로가와의 이론은 이항(二項)적 대립 사이의 공통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삶의 원리’에 대한 중간영역을 위한 모델은 세포막(cell membrane)이다. 그것은 상호투과가 허용되는 반투과성의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막과 유사한 구조의 상호 투과하 는 건물의 정면, 격자(格子) 그리고 다층화 된 표면들 은 새로운 유형의 건축을 만드는 중간영역들이다.16)

    2-2-3.심바이오시스(symbiosis)의 개념

    심바이오시스의 개념은 다양한 차원으로 구성된다. 즉, 역사와 현재의 공생, 전통과 최신 기술의 공생, 부 분과 전체의 공생, 자연과 인간의 공생, 다른 문화들과 의 공생, 예술과 과학의 공생, 지역주의와 보편주의의 공생이 그것이다. 미래의 건축은 과거를 포용하고 지 역적 전통을 중시하면서, 최신의 기술을 사용하여 인 간적 측면도 건축에 반영해야하는데, 이것이 쿠로가와 가 말하는 심바이오시스의 건축이다.17)

    또한 심바이오시스의 개념은 불교적 사상18)에 뿌리 를 두고 있다. 일본에서 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생활 의 방식이며, 문화의 근간이기도 하다. 불교사상에 뿌 리를 두고 있는 그의 건축개념 때문에, 자각(自覺)에 대한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사상만이 심바이오시스의 본래 개념이라고 쿠로가와는 말해왔다. 심바이오시스 는 메타볼리즘과 메타몰포시스 둘 다의 개념으로 구성 돼 있으며, 쿠로가와 건축개념의 궁극적인 목적 즉, 시 간과 장소의 공생을 의미한다.

    ‘삶의 원리’에 대한 건축적 특성으로서 정체성(正體 性)과 장소성(場所性)이 있다. 정체성은 유전자처럼 시 대를 거쳐 사람들과 지역에 전해진다. 지역 문화의 정 체성은 과거와 현재의 공생을 통해 만들어진다. 또한 장소성은 각각의 장소가 소유하는 유전자이다. 장소성 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포에게 영향을 주는 핵주위 의 세포질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특별한 정체성의 유전 자에 의해 전달된다.19)

    2-3.키쇼 쿠로가와의 건축개념 특성

    쿠로가와는 자신의 건축개념에 근저를 이루는 일본 고유의 사상과 문화를 탐색하는 많은 저술 활동을 해 왔다.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에는 불교사상에 뿌리를 두 고 있는 ‘삶의 원리’와 ‘일본 문화’라는 두개의 주제가 일관되게 작용하고 있다.20) 또한 관련 분야의 적절한 이론과 과학(기술)의 새로운 성과를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도입하여 확대, 강화시켜 온 그의 건축개념은 메타볼리즘으로부터 심바이오시스에 이르기까지 진화 해왔다.

    쿠로가와는 일본의 사상과 문화로부터 발전된 자신 의 건축개념이 현대건축의 제(諸)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안임을 설명하기 위해 ‘일본과 서구건축의 차이’21) ‘일본과 서구의 대립구도’ 등을 통해 서구사상과 문화 그리고 그것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국제주의 양식 건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당연히 여기에는 쿠 로가와의 주관적인 관점과 논리의 비약이 있어 공감하 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은 ‘삶의 시대’ ‘정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전제 하에서 3개의 주요 개념에 변화하는 과정적 단계에서 매체로서 작용하는 중간영역, 애매성, 다의성 등의 이론과 리큐 그레이(rikyu grey)22), 추상 적 형태 등의 표현방식을 매개로 하고 있다. 그리고 메타몰포시스와 심바이오시스라는 개념을 이미 그 내 부에 가지고 있는 메타볼리즘(新陳代謝), 메타볼리즘과 심바이오시스 사이에 매체로서의 메타몰포시스(變形) 또한 메타볼리즘과 메타몰포시스라는 개념으로 구성되 었으며 시간과 공간의 공생을 목적으로 하는 심바이오 시스(共生)라는 3개의 주된 개념에 도달하고 있다. 메 타볼리즘과 심바이오시스는 그 개념이 서로 깊게 연관 되어 섞여있으며, 메타몰포시스는 중간적이고 과정적 인 성격의 매체와 같이 작용하고 있다. 결국 쿠로가와 가 생각하는 최종의 건축 목적은 심바이오시스라 할 수 있다. 그의 건축개념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된 내 용은〔Tab. 1〕과 같다.Tab. 2

    3.키쇼 쿠로가와 건축표현의 특성

    3-1.키쇼 쿠로가와의 건축표현

    이제껏 일본 내·외의 여러 건축평론가들이 일본현대 건축의 경향과 쿠로가와의 작품세계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한 바 있었다. 이 중에서 코바야시(K. Kobayashi) 는 기하학, 세련미, 상징주의와 표현주의를 일본현대건 축의 네 가지 표현경향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이일 형은 일본현대건축의 기점이라 볼 수 있는 1960년대 이후 공통적 표현특성으로 절충적(折衷的) 특성, 다원 적(多元的) 특성, 서구적 또는 일본적인 모티브, 기계 미학의 추구, 근대건축의 지속 그리고 해체(解體) 또는 네오모던적 경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중에서 쿠로가 와는 전자(前者)의 경우 기하학, 세련미는 강하게 그리 고 상징주의, 표현주의는 부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후자(後者)의 경우는 절충적 특성, 다원적 특성, 일본 적인 모티브에는 강하게, 기계미학의 추구는 초기작품 에 관련되었음을 알 수 있다.23)

    자신의 건축표현에서 자주 나타나는 ‘절충적 특성’ ‘다원적 특성’ ‘일본적인 모티브’ ‘기계미학의 추구’에 대해 쿠로가와가 말하는 내용24)과 개념을 포함해 그 자신이 밝힌 건축적 표현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 다. 첫째, ‘삶의 원리’와 ‘생활 방식’에 대한 시대정신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어 떻게 일본문화의 정체성이 현대건축에 통합될 수 있는 가 로부터 건축적 표현이 비롯됐다. 둘째, 설계행위의 단순한 결과물이라기보다는 건축물의 디자인 과정에서 메타볼리즘, 메타몰포시스, 심바이오시와 같은 주요 개 념과 이와 관련된 중간영역, 애매성, 다의성 등과 같은 매체이론을 통해 형상화됐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자연 현상과 유기체로부터의 프랙털(fractal)이론, 식물학적 유추25) 그리고 다른 건축가들이 다루지 않은 리플 (ripple: 잔물결 모양), 리큐 그레이(rikyu grey) 등의 독특한 방식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론지향적인 건축가들의 작품도 건축이라는 제약(인간의 거주가 가능한 구축물, 예산, 건축주와 시 대적·사회적 요구 등)이 갖는 한계 때문에 대부분은 당시의 제반적 요구를 반영하는 보편적인 건물로 세워 지게 되는데, 쿠로가와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작품경 력에서 중, 후반기로 갈수록 그가 주장해왔던 건축개 념의 실현보다는 일반적인 방식과 추상적인 표현의 경 우가 많아진다. 그러므로 그런 개념을 갖고 설계했다 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쿠로가와의 복잡한 개념체계에도 불구하고 결과물로서의 건축적 표현은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구분 즉, ‘형태’ ‘재료와 색상’ ‘구 조와 기술’로 그 특성을 분류해볼 수 있다. 여기서 ‘배 치·평면과 동선’ 등 건축계획 상의 분석요소가 제외된 것은 그의 작품집에서 건축개념과 관련하여 변별성 있 게 다뤄진 내용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Tab. 3

    1. 형태: 쿠로가와의 건축에서 표현된 형태는 흔히 추상(抽象)적이다. 그는 추상이란 철학·예술·건축에서 모던시대의 가장 위대한 성과지만, 미래에도 추상은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면 서 효율적으로 지속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추상적인 기하학은 다른 문화들과 공유되는 보편성과 특별한 역 사적 중요성 둘 다를 포함하는 이중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쿠로가와가 건축표현에 사용해왔던 입방 체, (정)사각형, 삼각형, 사변형 또는 삼각 피라미드, 원형, 원뿔, 구체(球體) 그리고 타원형 등은 모던한 기 하학의 형상일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처럼 고대인들의 시각과도 공존한다. ‘삶의 원리’에 관해서 그것들은 하 나의 유전적 코드이다. 이러한 표현에는 정형적인 형 태와 순수기하학적인 형태 그리고 자유곡선의 형태 등 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조소적인 조형수법과 더불어 건축가 자신의 직감이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건물의 배치와 평면형식에 나타나는 형태는 전반 적으로 자유롭게 표현되고 있다.

    2. 재료와 색상: 쿠로가와의 건축에서 사용된 재료 는 노출콘크리트와 리큐 그레이 색상의 타일, 티타늄 등 재료의 특성들이 각각 표현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콘크리트(독특한 방식의 티타늄 판 삽입 포함), 석재 (화강암, 자연석), 금속(스틸, 알루미늄, 티타늄), 벽돌, 타일(메탈릭 타일, 세라믹 타일), 목재, 유리(반사유리 포함) 등 대체로 일반적인 건축 재료와 다르지 않다. 또한 경량소재의 재료들을 통해 외피를 좀 더 다양하 고 비정형적인 것으로 표현하였다. 사용된 색깔은 일 반적인 색상 외에 녹색을 띤 회색 계열의 리큐 그레이 가 특별하다.

    3. 구조와 기술: 격자형태의 구조 프레임을 건물의 외관에 노출시킨 여러 건물이 근자에 완공됐다. 이전 에 콘크리트의 가소적 특성을 이용한 자유로운 형태에 서, 하이테크적인 이미지의 재료를 사용한 기하학적인 추상적 형태가 건물에 자주 사용되고 있다. 전체적으 로 쿠로가와의 건축에서 사용된 구조와 기술은 벽돌 조, 커튼월, 격자(格子) 프레임, 프리캐스트 방식 등과 같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오사카박람회 때 구조 체의 구성부재로서 사용한 테트라(tetra)구조와 그 이 후에 사용된 캡슐(capsule)구조가 특별한데, 영국의 아 키그램(Archigram)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26)

    3-2.키쇼 쿠로가와의 개념별 건축표현 특성

    (1) 메타볼리즘: 메타볼리즘 건축은 미술공예운동과 는 달리 근대의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여 문화적 정체 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것은 시설이 자주 교체되어 야만 하는 공장에 효과적이었는데, 기초 없이 바다에 떠있는 공장계획안인 ‘Metabonate, 1969’와 같이 공장 이 성장하고 변화하며 각각의 부분들이 자율적으로 구 성되는데 유리했다. 또한 ‘나카진 캡슐타워, 1972’와 ‘오사카 소니타워, 1973’는 극적인 기계로서의 상징적 인 본성 또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과 기계에 대한 공생은 이러한 개념의 핵심인데, 일본에 서 사용된 카라구리(絡繰り)27)는 그러한 사례이다.

    ①‘Nakagin Capsule Tower, 1972’에서는 식물의 형 태인 수분과 양분을 공급하는 줄기와 가지 그리고 잎 에 해당하는 캡슐을 매어다는 방식 등을 통해 식물학 적 유추가 사용되었다. 최소한의 크기인 2.3×3.8×2.1m 의 주거 유닛은 내후성 표면마감으로 처리되었다. 140 개의 유닛들로 구성된 캡슐들은 마치 나무에 달린 잎 처럼 두 개의 구조기둥에 두개소의 고장력 볼트로 매 어달았다. 나무의 줄기에 해당하는 구조기둥 부분은 배관을 포함하고, 이 배관들은 각각의 캡슐로 연결된 다. 보통 지하에 설치하는 배관망을 수직으로 일으켜 세움으로써 나무형태로 된 집합구조를 형성하고 있다.Tab. 4

    ②‘Sony Tower, 1973’는 메타볼리즘의 초기 단계에 서 시간·공간이라는 문제를 성장·변화로 취급하여 그 것을 어떻게 해서든지 기술로 채워보려고 했었는데, 쿠로가와는 이 건물의 설계를 통하여 처음으로 건축다 운 건축이 되었다고 느꼈다고 한다. 소재의 선택, 기술 적 방법, 고정적인 공간과 변화하는 공간과의 상호침 투, 기술과 상징과의 양의(兩意)적인 관계를 구성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랜드마크를 목적으 로 설계하여 전망 엘리베이터의 내부 움직임이 외부에 보여 활발함을 부여했고, 캡슐건축의 개념을 도입하였 다. 관리와 리사이클링이 가능하도록 캡슐, 에스컬레이 터 유닛, 엘리베이터 유닛, 파이프와 덕트 장치는 모두 외부에 노출되었다.

    ③‘National Ethnological Museum, 1975’에는 세포단 위를 유연하게 결합시켜 연속시킨다는 홀론(holon)의 개념이 반영되었다. 건물의 외벽에는 리큐 그레이의 메탈릭(metallic)타일과 알루미늄 패널이 사용되었는데, 리큐 그레이는 단순한 색채 디자인의 방법뿐만 아니라 공간구성을 위한 방법론으로도 시도되었다. 공사가 완 공된 이후에도 계속 증축되었는데, 셀 유닛, 성장과 변 화에 대한 원리들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적으 로 실현되었다.

    (2) 메타몰포시스: 메타몰포시스는 건축과 도시가 시 간의 흐름에 따라 형태적, 공간적으로 변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과정에서 도시의 광장, 거리, 공원, 아케 이드와 같은 전형적인 위계(位階)적 요소들을 대체하 기 위한 새로운 요소로는 거리의 건축, 내부 뜰, 인공 적인 자연과 토양, 아트리움, 다층의 개방된 공간, 입 구(gate), 공중 정원, 선큰 가든과 같은 것이 있다. 이 러한 메타몰포시스의 요소로서 입구와 안마당 같은 공 간은 도시와 건축, 부분과 전체를 공생으로 가져가는 중간영역으로 볼 수 있다. 함축적으로 격자가 인용된 ‘Chicago Sporting Club, 1988’과 같이 중간영역으로서 의 격자는 추상적이다. ‘The New Tokyo National Art Center, 2005’에서 외부의 자연공간과 내부의 전시 공간을 연결시켜주는 전이(轉移)공간, 유리창을 경계로 외부와 내부의 공간을 같은 높이에 같은 재질의 목재 로 구성하는 수법은 메타몰포시스의 구체적인 설계수 법으로, 시각적인 연결로 구분의 개념을 완화시켜주는 중간영역을 구현하고 있다.

    ①‘Head Office of Fukuoka Bank, 1972’에서 건물 처마 아래의 개방된 공간에 도입된 툇마루(engawa)는 중간영역의 일종으로 디자인되었는데, 도시 거주민들 에 의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1971년에 시작된 계 획안은 거대한 지붕구조물에서 L자형의 형태로 바뀌 었지만, 입구(gate)구조물의 개념은 보존되었다.

    ②‘Nagoya City Art Museum, 1984’에서 입구부근의 격자 디자인 속에는 은색의 井자형 문이 들어가 있고, 이밖에 붉은 색 문을 비슷한 디자인으로 하고 있다. 3 차원의 격자 구조물과 선큰 가든은 건축과 자연, 내부 와 외부 사이의 공생을 창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 고 있는 중간영역이다. 외부 마감은 엷은 회색과 짙은 회색타일, 알루미늄 패널, 백색 대리석, 흑색 화강석, 커튼월 등으로 구성되어 녹지공간에 배치되어 있고, 여러 곳에 일본의 전통적 기법과 색채가 사용되었다.

    (3) 심바이오시스: 심바이오시스의 개념 안에서 지역 문화의 정체성, 장소의 독특함 그리고 성(聖)스러운 자 연의 개별성을 보존할 수 있다고 쿠로가와는 말하고 있다. 도시가 근대화되어감에 따라 도시 속의 공통 공 간에 대한 구분은 사라지고 있고, 도시가 한때 소유하 고 있었던 전형적인 인간의 중간영역은 상실되었다. 그는 이런 공간을 회복하기 위해 ‘Fukuoka Bank, 1972’의 차양 아래의 개방된 공간에 툇마루(engawa)를 설계했는데, ‘Nishijin Labor Centre, 1962’의 거리 공 간, ‘Tokyo Daido Seimei Building, 1978’으로 이르는 거리, ‘Japan Headquarters of the Red Cross Society, 1977’ 건물에서 공적·사적 부분 사이의 중간영역 등도 그러한 사례이다. 이러한 디자인 모두는 건축과 환경 의 공생을 재창조한다는 생각으로 계획되었다.

    ①‘Hiroshima City Museum of Contemporary Art, 1986’는 주변의 숲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전체 연면적 의 약 60%가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자연환경과 연계 되는 공간들이 건축물의 외관에 편입되어 열주가 늘어 선 중앙 공간, 안뜰(patio), 석재로 만든 정원과 조각 계단은 건축과 자연, 내부와 외부공간의 공생을 조성 한다. 전체적인 건물형태는 18세기 일본의 창고(倉庫) 에 근거를 둔 박공지붕 형상인데, 분할되어 있어 하나 의 마을, 주거군과 같은 모습을 통해 부분과 전체의 공생을 이루고 있다. 외장에 사용된 재료들은 자연석, 거친 마감의 석재, 석재 타일과 알루미늄 등이 사용되 었다. 원폭투하의 기억을 포함하는 역사적인 기호(記 號)에는 서구와 일본의 전통이 채용되었지만, 유전적인 재조합과 같은 과정을 통해 추상화되었다.

    ②‘Ehime Prefectural Museum of General Science, 1994’ 쿠로가와가 내세운 추상적 상징이라는 개념은 일본 전통의 조영(祖靈)과 정령(精靈)사상에 깊은 관련 이 있는데, ‘Musee de Louvain la Neuve, 1990’와 이 건물에 명확히 나타난다. 각각의 동(棟)은 정사각형, 원추, 반원형구, 직각삼각형과 같은 순수기하학적 형태 로 되어있다. 강당의 벽과 문은 물론 카운터나 문손잡 이 등과 같은 상세에도 프랙털 기하학의 형태가 사용 되었다. 전시동 벽면에는 티타늄 판이 표면의 장식처 럼 삽입된 철근콘크리트가 사용되었고, 연못바닥에는 발광체를 내장한 강화유리가 있으며, 리큐 그레이라는 색상이 전반적으로 건물전체에 사용되었다.

    3-3.키쇼 쿠로가와 건축의 표현특성 종합

    “역사는 상징과 부호로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이 것은 작은 조각으로 건축물 속에 통합되어야만 한다.” 고 쿠로가와는 말했다. 그는 스승인 단케의 목할법(木 割法)과 같은 방법론을 활용하기보다는 불교사상에 뿌 리를 둔 일본의 사상과 문화로부터 그 개념을 도입하 여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고 변화된 시대의 패러다임 과 20세기의 과학·기술적 성과를 반영하는 3개의 핵심 개념에 매체로서의 다양한 부속 개념을 도입하고 있 다. 즉, ①메타볼리즘에는 성장, 변화, 세포의 원리, 신 경조직의 이미지, 매트릭스 ②메타몰포시스에는 적용, 변화, 신경조직, 불명확성, 성(聖)스러움, 관계 ③심바 이오시스에는 통시성, 동시성, 일본의 미학, 관계 등이 다. 또한 이러한 부속 개념들이 건축에 적용될 때 쓰 이는 중요 이론으로 ①메타볼리즘에는 순환, 변화, 해 체, 일시성, 세포, 캡슐, 미디어, 매트릭스, 네트워크, 거리, 복도, 개방된 공간 ②메타몰포시스에는 중간영 역, 애매성, 양의성, 다의성, 세포막, 세포핵, 상호침투, 초(hyper)공간, 그리드(grid), 입구(gate), 아트리움, 무 대 ③심바이오시스에는 유전자, 유전방식, 세포질, 정 체성, 장소성, 전통, 기억, 시(詩), 불명확성, 추상, 함 축, 관계, 리좀, 심상(心象), 우주 등이 있다.

    따라서 쿠로가와의 건축은 불교철학과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한 건축개념과 같은 맥락에서 건축표현이 의 도되었지만, 건축이라는 제약이 갖는 한계 때문에 구 체적으로 드러난 건축개념과 표현의 관계는 분명치 않 다. 그러므로 그런 개념을 갖고 설계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따라서 쿠로가와의 복잡한 개념체계에도 불구하고 결과물로서의 건축적 표현은 대체적으로 일 반적인 구분 즉, ‘형태’ ‘재료와 색상’ ‘구조와 기술’로 그 특성을 분류해볼 수 있다.

    쿠로가와의 실현된 작품 중 대표적인 건축물에 나타 난 표현특성을 개념별로 분류하여 위에서 살펴보았다. 그리고 중요 작품은 ①형태(사각형, 원형, 삼각형, 기 타) ②재료(일반 재료, 금속, 세라믹, 기타)와 색상(리 큐 그레이, 흰색, 기타) ③구조 및 기술(캡슐, 프레임, 프랙털, 커튼월, 기타) 등의 요소들로 강·중·약의 3단계 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쿠로가와의 건 축에서 사용된 형태는 사각형이 78.9%로 가장 많고, 원형, 삼각형, 기타 순으로 사용되었다. 사용된 재료는 일반재료가 50.0%로 가장 많고, 금속, 세라믹 순으로 사용되었으며, 색상은 기타가 60.5%로 가장 많고, 리 큐 그레이가 그 다음으로 사용되었다. 구조 및 기술에 서는 커튼월이 26.3%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프레임 과 프랙털, 캡슐, 기타 순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 었다. 3개의 분석요소 별로 세부항목의 평균 합계가 100%를 넘는 것은 한 건물에 여러 ‘형태’ ‘재료와 색 상’ ‘구조 및 기술’이 다양하게 사용된 것에 기인한다. 자세한 내용은〔Tab. 5〕와 같다.

    4.맺음말

    쿠로가와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중의 한 명이자, 실무건축가로서 흔치 않은 박사학위 소지 자다. 건축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전인 20대부 터 자신의 건축개념 및 이론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온 그는, 건축가인 부친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한 건축 과 일본 건축계의 중심인물이었던 단케로부터의 건축 적 영향, 중등학교 시절부터의 불교와 인도철학에 대 한 학습과 영향 그리고 일본의 경제적 번영에서 비롯 된 일본문화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건축적 개념과 디자인 논리를 광범위한 지식을 통해 구축해왔다. 쿠로가와가 저술한『CIAM 붕괴이후 현대 건축의 창조』란 책을 보면, 그가 근대건축 이후 세계 건축의 상황과 그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었고, 그 대책에 대해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에는 불교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삶의 원리’와 ‘일본 문화’라는 두개의 주제가 일 관되게 작용하고 있는데, 크게 메타볼리즘, 메타몰포시 스 그리고 심바이오시스로 대별될 수 있다. 그리고 이 런 주요 개념에 변화하는 과정적 단계의 매체로 작용 하는 이론인 중간영역, 애매성, 다의성 등이 있는데, 메타몰포시스의 매체로서 사용되며 심바이오시스를 구 현시킨다. 메타볼리즘은 시작부터 메타몰포시스와 심 바이오시스의 개념을 내재하고 있다. 심바이오시스는 메타볼리즘과 메타몰포시스의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으 며, 이 모든 개념들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메타 몰포시스는 메타볼리즘에서 심바이오시스로 변화되는 단계의 과정에서 매체의 개념으로서 작용한다.

    그리고 그의 건축적 개념과 작품의 디자인 논리를 분석해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많은 관련 사례의 제시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그것의 결과물인 건축의 우수성에 대한 미화가 다소 지나치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은 서구중 심적인 사상과 그것의 결과물 중 하나인 국제주의 양 식의 건축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상으로 이어졌는데, 결국 그가 반대한 서구중심주의에 대해 일본중심주의 를 은연중에 주장하고 있는 격이다. 둘째, 너무나 방대 한 관련 지식을 지속적으로 자신의 건축개념에 도입한 까닭에 개념의 위계나 순서가 없어 핵심적인 내용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쿠로가와의 최종적인 건축 적 목적이 시간과 장소의 공생 즉, 심바이오시스인데, 통시성(시간의 공생)과 동시성(장소의 공생)의 원리로 서 최초의 개념인 메타볼리즘을 설명하고 있어 혼란스 럽다. 셋째, 핵심적인 3개의 개념이 리좀과 같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어 명확한 구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며, 이런 점이 이해를 어렵게 한다. 이것은 존슨 (P. Johnson)이 “디자인은 좋지만 그의 이론에 대해서 는 모른다.”고 또 다른 박사학위 건축가인 아이젠만(P. Eisenman)에 대해 말한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상기와 같은 쿠로가와의 건축개념과 그것의 디 자인 논리는 한국의 건축계가 ‘한국성의 세계화’라는 목표에 다가서기 위한 방법론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고 본다. 첫째, 고유의 문화와 전통, 그것의 미학에 대 한 심층적인 연구와 그것을 상당히 공들여서 다듬은 미화(美化)에 대한 논리이다. 둘째, 대표적인 전통건축 물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것을 세계적 건축의 흐름과 결부시켜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세련되 게 변환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논리구축을 위해 상당히 폭넓고 다양한 관련분야의 이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여 논증자료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그가 수십 년 간에 걸쳐 확대, 강 화시키고 주장해온 그의 주요 개념과 이론이 자신의 작품에 얼마만큼 실현되었는지의 여부는 작품분석의 결과를 통해 볼 때 분명치 않다. 물론 건축이 갖고 있 는 제한적 특성상 쉽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론지향적인 다른 건축가들의 경우와 같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교사상에 바탕을 둔 ‘삶의 원리’와 ‘일본문 화’으로부터 비롯된 쿠로가와의 건축개념은 한 지역의 문화·전통·관습에 바탕을 둔 지역주의(地域主義), 세계 적인 건축디자인 조류(潮流)나 사조(思潮), 과학·기술적 성과와 변화된 시대의 패러다임 그리고 인간과 자연 모두를 위한 공생(共生)이라는 개념까지 포함하는 실 로 총괄적인 개념의 건축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것은 여느 건축가들의 단조롭거나 편향된 건 축개념이나 목적과는 다르며, 합목적성을 지향하는 건 축 그 자체의 특성에 부합되기도 한다. 따라서 쿠로가 와의 건축개념과 이론들이 주관적인 관점과 논리의 비 약이 있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 고, 그의 건축개념을 파악하고 그것의 가치를 평가하 기 위해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그의 건축개념 체계와 특성을 고찰해 본 것은 한국 건축계의 방향설정에 대 한 대안적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Figure

    Table

    The Synthetical Diagram of Metabolism, Metamorphosis and Symbiosis in Kurokawa's Architectural Concepts

    The Analytical Diagram of Architectural Expression in Metabolism by Form, Material & Color, Structure & Technique

    The Analytical Diagram of Architectural Expression in Metamorphosis by Form, Material & Color, Structure & Technique

    The Analytical Diagram of Architectural Expression in Symbiosis by Form, Material & Color, Structure & Technique

    The Synthetical Diagram of Architectural Expression Analysis in Three Concepts by Form, Material & Color, Structure & Technique

    Footnote

    Reference

    1. Dirk Meyhofer (1994) 『Contemporary Japanese Architecture』, Taschen,
    2. Kisho Kurokawa (1983) 『Architecture of the Street -Towards Intermediate Space-』,
    3. (1992) 『Kisho Kurokawa, From Metabolism to Symbiosis』, St. Martin's Press,
    4. Editorial Staff (1995) 『Kisho Kurokawa -Selected and Current Works-』, The Images Publishing Group Pty Ltd,
    5. The Japan Architect (1995) 『Kisho Kurokawa』, Shinkenchiku -S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