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1-1.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이며 계곡과 하천이 발달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통행을 위한 다리의 설치 가 빈번하였다. 특히 조선시대 사찰들은 대부분 계곡을 낀 산지에 위치하고 있어 다리를 가설할 수 밖에 없었 다. 주로 구조적으로 안정되고 계곡을 가로 질러 긴 경 간을 구축할 수 있는 단경간 홍예교1)를 선호하였다. 그 러나 홍예교는 숙련된 장인집단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어 야 하기 때문에 대형 사찰에서 주로 축조할 수 있었다. 형교의 설치가 수월하여 축조된 수가 많았으나 현존하는 다리는 구조적으로 안정되고 내구성이 뛰어난 홍예교가 더 많이 남아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교량조(橋梁 條)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교량은 전국적으로 516 개였으며, 조선 후기 한양에만 86개의 교량이 존재하였 고 현재는 전국적으로 약 60여개만 남아 있다. 그 중 문 화재로 지정된 교량은 총 31개이며 홍예교가 19개로 주 를 이루고 있다. 축조연대를 살펴보면 다리축조의 시기 가 후대로 내려오고, 축조기술이 발달할수록 단경간의 홍예교를 많이 볼 수 있다.2) 현존하는 전통 홍예교는 전 국적으로 30여개 정도이며3) 상당수는 원형이 많이 훼손 되어 보수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선암사 승선교와 송광사 극락교(청량 각)의 보수사례를 조사•분석하여 적절한 보수방안을 고 찰하고, 추후 유사한 보수정비에 활용할 수 있는 시공 매뉴얼을 제안하고자 한다.
1-2.연구의 대상
최근 홍예교의 보수사례는 순천 선암사 승선교, 고성 건봉사 능파교, 고성 육송정 홍교, 송광사 극락교(청량 각), 창녕 영산 만년교 등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필자 가 직 간접적으로 보수공사에 참여한 선암사 승선교4)와 송광사 극락교(청량각)5), 두 홍예교의 보수사례를 선정하 여 조사•분석하였다.
특히 두 보수사례는 해체 전 3D촬영 및 정밀실측(극 락교는 정밀안전진단 실시), 석질분석 등의 선행작업을 통해 보수대상에 대한 정확한 사전조사, 홍예 곡률의 이 상변형, 석재의 마모 및 훼손정도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 였다. 그 결과를 기초부 부동침하 및 홍예틀의 이상변형 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로 활용함으로써 보 수 전•후를 대비할 수 있는 연구대상으로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선암사 승선교의 경우 기초부인 자연암반과 홍예기석 사이가 전리되고 유실되어 홍예의 형태가 변형되었고, 홍예석 성능저하와 측벽의 배부름 현상으로 인해 해체 보수가 요구되었다. 송광사 극락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기초부의 유실과 홍예석의 성능저하로 홍예의 형태가 변 형되었고, 일제강점기 전면 측벽이 견치석으로 변형되었 기에 원형으로 보수하게 되었다. 두 홍예교의 보수사례 분석을 통해 홍예교의 성능 및 구조적 기능저하 원인에 따른 적절한 보수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대상현황
2-1.선암사 승선교
(1)연혁
승선교는 호암당 약휴(護岩堂若休), 별좌(別座) 회원 (會元), 편수(片首) 태소(太素), 주지(住侍) 단연(丹蓮) 등에 의해 숙종 33년(1707) 12월에 처음 축조되었다. 이 후 숙종 38년(1712)에 수해 피해를 입어 숙종 39년 (1713)에 다시 중수하였다. 이후 큰 중수가 없이 보존되 어 오다가 일제강점기 1927년에 한차례 중수 후 2002~ 2003년에 해체 보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각 중 수기록 사이에 간간히 보수를 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대규모의 중수가 아니라 부분 보수로 여겨지며, 현재의 승선교는 초창 당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1
(2)입지
승선교는 순천시 조계산 남동사면에 자리한 선암사를 감싸고 도는 계곡에 위치 하고 있다. 승선교가 가설된 위치는 선암사 동쪽 계곡인 “불당골”과 남서쪽 계곡인 “산밭등골”의 두 계곡이 강선루 쪽에서 합쳐지는 남동쪽 에 자리하고 있다. 이 지점은 하천 폭이 좁고, 바닥이 경 사지고 암반으로 이루어진 지형이어서 홍예교를 가설하 기 좋은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다. 선암사천의 평균 하천 폭은 10m, 호안 상부는 18~23m, 하천 깊이는 5~6m에 정도이나 승선교가 가설된 곳은 주변에서 가장 좁은 계 류 지점으로 승선교 하류에 있는 하승선교 지나 계곡 폭 이 2배로 넓어진다.
(3)보수 전 현황
승선교의 홍예기석은 자연암반을 기초지반으로 하였으 나 일부 홍예기석 및 고임돌이 전리되고 파손되었으며, 그 결과 홍예가 일그러지면서 일부 홍예석이 파손 및 균 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측벽에는 긴 면석을 사 용하지 못하고 수리 시에 조잡하게 보충된 석재가 사용 됨으로써 이완되고 배부름 현상이 심각하여 해체 보수가 시급한 실정이었다.2
2-2.송광사 극락교
(1)연혁
송광사 극락교는 영조 6년(1730) 석공 이방오에 의해 처음 축조되었으나, 철종 5년(1854) 하천 범람으로 붕괴 되어 유실되었다. 이후 계속 중건을 하지 못하다가 1917 년 7월 안한붕의 시주로 석공 최흥만이 다시 중건하였 다. 1924년에 극락교 위에 청량각을 세웠고 이때 전면 측벽의 면석을 견치석으로 보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후 별다른 중수가 없다가 1990년대 중반에 한차례 보수 한 후, 2008년에 해체 보수를 하였다.
(2)입지 현황
극락교는 송광사에서 주암호로 흘러 내려오는 신평천 에 자리하고 있다. 극락교의 위치는 송광사 매표소에서 140m 떨어진 지점으로 계류가 크게 휘감아 도는 마지막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이 지점의 계곡의 폭은 8m이며, 높이는 4.2m 정도이며 하류로 갈수록 폭이 조금씩 넓어 진다.3
(3)보수 전 현황
극락교(청량각) 역시 홍예가 일그러지고, 홍예기석 및 일부 홍예석이 파손 및 균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 다. 하류쪽 측벽은 견치석과 모르타르 줄눈이 사용된 것 으로 보아 건립 후 보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측벽 의 일부 부재가 이격되고 홍예석에 비해 외부로 돌출이 심한 상태로 있어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4
3.한국의 홍예교에 대한 고찰
3-1.홍예교의 현황
전통교량은 징검다리와 같은 원시적인 다리를 제외하 고는 크게 재료에 따라 석교(石橋), 목교(木橋) 등으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 반영구적으로 가설된 것이 석교이 며, 구조형식에 따라 크게 형교(桁橋)와 홍예교(虹霓橋) 로 나누어진다. 홍예교는 구조적으로 양 지점을 수평으 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지지하여 지점에서 발생하는 힘이 압축력으로 작용하므로 형교에 비하여 구조적으로 안정 되고 경간이 더 긴 교량을 건설할 수 있다. 또한 미관이 아름답기 때문에 일찍이 궁궐, 성곽, 사찰, 민간 등에서 상징성과 실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다리인 불국사의 연 화교 및 칠보교, 청운교 및 백운교는 홍예교 형식으로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축조한 계단형태의 다리이다. 고려시대6)의 현존하는 다리에는 홍예교가 남아있지 않고 조선초기 궁궐을 조영하면서 금천에 가설된 다리를 제외 하고는 대부분 조선후기에 사찰 및 민간지역에 가설되었 다.7)1
6) 고려시대 다리는 함평 고막천 석교, 북한의 선죽교 등 형교형식 의 다리만 남아있다. 특히 고막천 석교는 남한에 현존하는 평석교 중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승려 고막(古幕)이 1274년에 가설하였으 며 문헌에는 고막교(古幕橋)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구전으로는 '독 다리'라 불리고 있다.
7) 정명섭, 『우리나라 홍예의 기능별 구조형식에 관한 연구』, 명 지대학교 석론, 1992, p.51
3-2.홍예교의 구조
(1)기초
화성 홍화문, 벌교홍교와 같은 다경간 홍예교의 경우 교각하부가 물에 잠기기 때문에 인공적인 기초의 축조가 매우 중요하다. 인공기초로는 판축기초, 적심석기초, 장대 석기초, 말뚝기초, 모래기초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 나 산간 계곡에 축조하는 홍예교의 경우 단경간이며 교 대하부를 자연암반에 의지하기 때문에 기초 자체를 별도 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자연암반이 가지는 표면 특성으로 암반과 홍예교간의 구조적 통일성이 중요하다.
(2)홍예석
홍예석은 양질의 석재를 사다리꼴 형태로 잘 다듬어 사용한다. 특히 맞댄 면이나 노출되는 석재 면은 도드락 마감 등으로 치밀하게 가공을 한다. 홍예석은 시공상 편 의성 및 체감비율을 고려해 하단부는 폭이 두껍고 상부 로 갈수록 얇은 돌을 사용하였다. 상부 압축력을 많이 받는 홍예석은 압축강도가 강한 화강석이 가장 많이 사 용되었다. 민간의 소규모 홍예교에서는 가공이 쉬운 편 마암 등을 사용한 경우도 있다.
(3)측벽(면석)
측벽의 경우 교대와 홍예석 사이를 지지하면서 상판을 받치며 다리가 기능을 원활히 발생할 수 있도록 구성해 준다. 측벽은 홍예에 의지하여 수직으로 쌓아 올렸으며 홍예를 중심으로 하여 호안으로 나가면서 안정성이 있도 록 나팔모양으로 벌어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4)상판
통행로인 상부바닥은 일반적으로 흙바닥, 강회, 박석, 장대석으로 마감하며 우수가 홍예석 및 내부에 침투하지 않도록 구배 및 마감을 잘 처리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사찰에서는 홍예교 위에 누각을 가설하는 경 우도 있는데 송광사 극락교(청량각)와 같은 경내에 위치 한 삼청교(우화각) 및 북한의 석왕사 불이문이 대표적이 다.
4.성능저하원인 분석
4-1.홍예교의 성능
(1)홍예교의 성능
문화재적 가치가 유지되는 것은 ‘현상이 유지’되는 것 으로 드러난다. 홍예교에 있어서 현상의 유지는 구축물 로서 안전이 확보된다. 즉 구조의 안전을 홍예교의 성능 의 핵심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홍예 구조에서 이음, 맞춤 과 같은 목구조의 적극적인 부재결합은 불가하며, 중력 및 마찰력 중심으로 그 구축의 완결성이 유지된다.
홍예 구조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그 안전이 저해될 수 있다. 원인은 홍예 구조를 기준으로 외부적인 것과 내부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2)성능저하의 원인
외부적 원인은 충격이나 진동과 같은 외부의 작용력, 기후조건 등의 지속적인 영향으로 구조의 엮임을 이완시 키거나 와해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며, 내부적인 원인 은 홍예 구조를 이루는 구조 방식과 재료상의 한계로 드 러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외부적인 것과 내부적 원인이 복합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본고에서는 분석 적 결론의 도출을 위하여 개별적인 요소로 간주하였다.
또한 단기적 원인과 장기적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단기적인 원인은 외부의 작용력, 충격 및 진동과 같은 요인이 대표적이며, 장기적인 요인은 홍예 구조 자체의 하중, 교대 및 기초 주변의 지질, 재료의 내구성, 표면 마감기법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4-2.외부적 요인
(1)주변 지질조건
승선교와 극락교가 위치한 조계산은 소백산 말미에 자 리한 산으로 화강암과 편마암이 모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화강암이 많이 산재한 곳은 선암사 일대, 조계산 정상부 일대, 주암면 남부와 송광면 북부의 면계에 있는 시루산 남쪽의 오두치에서 송광면 신흥리에 이르는 지역, 조계산 남부의 송광 승주 낙안 경계에 위치한 굴목치와 송광사 부근 일대이다. 선암사 부근 일대와 조계산 정상 부 일대에서는 화강암이 편상화강암과 편마암 흑운모와 섞여서 분포한다.8) 승선교와 극락교의 홍예석은 대부분 흑운모화강암을 가공하여 사용하였으나 극락교의 경우 하부 1,2단은 내구성이 다소 떨어지는 거정질 화강암인 페그마타이트(Pegmatite)를 사용하였다.
승선교의 인근에는 편마암계가 주로 분포되어 있고 홍 예석을 공급할만한 규모의 흑운모화강암이 분포하지 않 는 점을 고려할 때 승선교의 홍예석은 외부 채석장에서 운반된 것으로 보인다.9) 극락교의 홍예석은 인근 계곡에 분포하는 흑운모화강암과 같은 암질의 석재로 송광사 계 곡 주변에서 채석한 것으로 보인다.
(2)환경적 요인
기후조건
승선교와 극락교가 자리한 남해안 지역의 산간계곡은 습도가 높고, 사계절의 기후차가 뚜렷한 곳이다. 또한 여 름철에는 강수량이 많아 급류로 인하여 돌이나 작은 바 위 등이 떠내려와 교량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기도 한다. 승선교와 극락교에서 보이는 잦은 수리의 흔적들은 집중 호우로 인하여 훼손 된 것에 기인한다. 우기를 제외하고 는 홍예기석을 포함한 대다수의 부재가 노출되어 있으나 극락교 홍예좌측 계류바닥은 항상 습해 있어 기석은 풍 화에 의한 마모뿐만 아니라 지의류나 이끼류에 의한 생 물학적 피해도 심각한 상태이다.
진동
‘승선교’와 ‘극락교’ 모두 보행자와 차량의 통행로로 이 용되는 호안석축과 이어져 있다. 승선교의 경우 진동조 사를 시행하지 못하였지만, 극락교의 경우는 한국건설안 전기술원에서 2005년에 진동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진 동조사시 2톤 정도의 승합차로 30km/h, 60km/h의 주행속 도로 시험 운행하였고, 지반진동수준 계측 결과 0.1~ 0.302mm/s의 진동수준을 보여 평상시에 약 2배 정도의 큰 진폭치가 측정되었다.10) 이는 스위스 4종 구조물 허 용기준 3mm/s의 3~10% 정도 수준, 독일의 DIN 기준과 [Tab.5]11)의 우리나라 지하철 공사시 적용되는 시방기준 인 2mm/s에는 약 5~15% 수준으로 주변 차량진동으로 인한 성능저하 발생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6
4-3.내부적 요인
(1)재료적 요인
홍예석으로는 대부분 흑운모화강암이라는 양질의 석재 를 이용하였으나 오랜 세월동안 석재의 노후화로 신재의 50~60% 정도의 강도를 발현하고 있다. 승선교 홍예석 의 압축강도 측정결과는 431~1,006kgf/cm2 사이로 평균 745 kgf/cm2이며, 극락교의 압축강도는 305~1,632kgf/cm2 사이로 평균 539kgf/cm2 정도로 석재의 허용압축응력도 296kgf/cm2의 약 1.8배의 강성을 보이고 있다.12) 두 교량 의 홍예석 모두 일부 파손, 균열된 부재를 제외하고는 재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홍예석 재료의 풍화로 인하여 다리의 성능저하가 심각하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없다.
(2)구조적 요인
홍예교의 구조는 기초, 홍예석, 면석, 속채움석, 다리상 판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고, 홍예석은 앞서 재료적 요 인에서 언급하였으며, 다리상판은 성능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기초의 안정성
승선교는 자연암반을 모암으로 두고 기초지반을 구성 하였으나 다리가 가설된 지점이 화강암질 편마암으로 된 지역으로 계류바닥의 편마암에 기초를 삼아 홍예를 구성 하였다. 기초암반이 높이 차를 보여 일부는 높게, 일부는 낮게 기초를 조성하면서 암반과 홍예기석 사이를 작은 고임돌 등을 이용하여 채워놓았다.5
극락교도 역시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암과 자연암괴가 혼재된 바닥을 기초로 하고 있어 홍예기석 사이에 공간 이격이 심하게 발생됨에 따라 저면의 빈 공간을 고임돌 로 채워놓았다. 특히 일률적인 형태의 고임돌 보다는 모 가진 형태의 석재가 받치고 있어 대단히 불규칙하다. 홍 예기석은 풍화가 심각하여 내구성도 상당히 저하된 상태 로 국부응력이 작용하는 개소에서는 갈라짐이나 파손이 발생하고 있다.6
즉, 승선교와 극락교 모두 홍예기석을 받치는 지대석 은 크기가 작고 조잡한 형태의 석재를 사용함에 따라 기 초부분이 비록 모암이기는 하나, 오랜 기간 세굴, 이완, 침하, 공극화 등이 발생하였다. 그로인해 기초부분의 내 구성 저하와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지지 및 경계조건이 홍예기석에 구조적인 파손을 초래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홍예구조의 전반에 걸쳐 이상변형을 촉진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측벽(면석)
승선교의 측벽은 자연석으로 홍예와 접하는 부분은 일 부 가공하여 쌓아 올렸으며 다른 부분의 측벽은 인접부 재와 서로 물림이 거의 없는 형태로 축조되었다. 부재는 원래의 것으로 보이는 면석과 규격이 적거나 모가진 형 태의 석재는 수리 시에 보충한 석재로 추정된다. 홍수시 의 급류 등으로 인해 수해를 자주 입은 것처럼 보이고 여러 차례 수리로 급하게 보수하였으며 구조적으로 불안 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극락교의 측벽은 축조방식에서 상류와 하류측이 차이 를 보이고 있는데 상류측은 정형화된 장대석 쌓기로 되 어 있는 반면에 하류측은 견치석 쌓기로 되어 있다. 홍 예구조의 이상변형이 심하게 발생된 구간에는 면석의 이 격이 심하고 줄눈 탈락뿐만 아니라 하류측의 견치석 쌓 기 구간은 배부름이 외부로 많이 돌출되어 구조적 안정 성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78
속채움석
승선교 및 극락교의 홍예 및 측벽 내측의 채움석은 모 두 깬돌이나 잡석 등을 사용하여 비교적 밀실하게 채워 져 있어 공동현상은 없었다. 다만 극락교의 경우 홍예석 맞댄면의 이격 부위를 몰탈로 보수하였으나 내부 깊숙한 곳까지 균일하게 충진되지 못하여 홍예석간의 원활한 응 력전달은 어려운 상태였다.
4-4.소결
선암사 승선교와 송광사 극락교는 보수 전 정밀실측, 3D촬영, 석질분석, 철골 가설구조물 설치 등을 사전에 검토하여 보수 전 후를 잘 대비할 수 있는 홍예교의 대 표적인 보수사례라 할 수 있다.
두 보수사례를 조사•분석하고 보수과정 고찰을 통해 다음과 같이 홍예교의 성능저하의 원인과 보수방안을 정 리할 수 있다.16
①기초부의 성능저하
성능저하의 가장 큰 공통적인 요인은 홍예기석이 교량 의 하중을 기초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지 지구조로 석재간 연결성이 견고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홍 예의 변형이다. 보수방안으로는 기존에 성능이 저하된 지대석 및 기석의 재사용 유무를 정확히 판단하여 교체 가 불가피할 경우, 양질의 석재로 규격을 확대하여 교체 하여야 하며, 설치 시 모암과 일체성을 이루도록 자연암 반의 형태대로 최대한 밀착될 수 있도록 ‘그렝이’가공하 여 설치하도록 하였다.
②홍예석의 성능저하
홍예석은 대부분 화강암을 사용하였고, 연구대상 분석 결과 비록 구부재인 홍예석의 경우 신재의 50~60% 전도 의 압축강도를 발현하고 있지만, 석재 허용압축응력의 2 배 정도의 강성을 보이고 있다. 두 교량의 홍예석 모두 일부 파손, 균열된 부재를 제외하고는 재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석재의 풍화로 인한 홍예교의 성능저하가 심각 하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홍예석은 구조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원 부재를 재활용 및 보강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교체 부 재는 원 부재와 동일한 암질의 석재를 사용하도록 한다. 특히 홍예석은 부재 간 맞댄 면의 접촉을 고르게 하여 국부응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한 가공이 필수적이다.
③측벽 면석의 성능저하
기초부의 부동침하는 홍예석간의 압축력이 균형을 잃 고 측벽의 이격 및 탈락으로 연결된다. 특히 측벽의 경 우 수해로 원형의 면석은 유실되어 보수 시 주변에서 구 하기 쉬운 작은 돌을 이용하여 수리하였다. 측벽은 전통 방식의 자연석 쌓기 수법이지만 법면 경사가 수직에 가 깝고 측벽 내부에서 퇴물림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반드시 뒷길이가 긴 석재를 사용하여 최대한의 마찰력을 확보하였다. 또한 홍예교 교대 주변의 호안석축 보수 시 상류 쪽 측벽은 최대한 석축으로 보축을 하여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5.보수방안 고찰
5-1.홍예교 보수의 지향
홍예는 경간이 넓은 교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장력 을 반원형 쌓기 구성에 의하여 압축력 작용으로 전환한 구조 방식이다. 즉 인장력에 취약한 석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넓은 경간을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홍예의 안정성은 석재 간 결합이 긴밀한 상태일 때와 외부 작용 력이 고루 분산되었을 때 확보될 수 있다.
부재 결합이 이완되는 것은 외부의 충격이나 진동으로 부재의 위치가 변하거나 석재의 마모, 파손에 의한 변형 을 통해 초래된다. 따라서 부재의 이완을 억제하고 부재 의 변형 및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렝이’기법의 효 과적 적용을 통하여 부재 간 높은 밀착도를 확보하는 것 이 중요하다.
또한 균질적인 재료 사용을 통하여 내구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국부적 응력의 쏠림을 방지하고 고른 분산을 통해 구조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5-2.보수 방법
승선교와 극락교 사례 모두, 기초부분의 부동침하로 인해 홍예석의 이상변형이 발생하여 기초부까지 완전해체 보수하여 변형을 바로잡고 풍화 및 마모된 석재들을 교체하는 방안으로 보수정비 하였다.
승선교는 극락교의 측벽 면석의 형태(장대석과 견치 석)의 상이로 인한 원형복원, 극락교 상부에 청량각이라 는 누각을 제외하고는 성능저하의 원인 및 보수방법도 거의 동일하였다.78
(1)해체과정
석재의 해체보수 과정에서 충격 등으로 파손되거나, 순간적으로 응력이 한곳에 집중이 되어서 균열 및 탈락 하는 경우가 있다. 홍예교는 물리적 압축력으로 그 구조 를 지탱하고 있어서 힘의 균형이나 안전성에 매우 민감 한 구조체이다. 특히 해체 수리 시 그 부분을 중점을 두 고 진행한다.
해체조사
해체 전에는 정밀실측과 3D촬영작업 등을 통해 홍예 석간의 위치별 이격조사, 단위부재의 이탈정도 등을 진 단한다. 이때 홍예의 원형과 원형대비 변형된 정도를 도 출하며, 하중을 계산한다. 하중 구조계산을 통해 응력에 대응할 수 있는 가설구조물을 결정하게 된다.
가설구조물 설치
가설구조물은 홍예의 해체를 위해 설치하는 1차 가설 과 이후 조립을 위한 2차 가설로 구분된다. 해체단계에 서 설치되는 1차 가설구조는 하중 계산값과 계곡 유수를 고려하여 가설구조물은 견고한 철골조로 설치한다. 가설 구조물을 홍예틀 아래쪽으로 설치하는데, 홍예의 하중을 지지 할 수 있도록 한다.
일그러진 홍예석과 정확히 도출된 아치형태의 가설구 조물의 사이에는 각목 등의 목재로 빈틈없이 매워, 해체 및 조립시 석재가 훼손되지 않으면서 가설구조물에 무게 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가설구조물의 기초가 자연암반을 훼손할 수 있는 인공기초의 생성, 천공 등은 지양한다.
홍예 해체
홍예교의 해체는 다리 바닥부터 측벽 및 채움, 그리고 홍예석 순으로 해체한다. 편심하중이 걸리지 않도록 양 쪽에서 동일하게 다리 바닥부터 해체 한다. 해체 부재는 번호표를 부착하여 재사용 및 보강 여부를 조사한다. 채 움석과 측벽석이 해체 된 후, 홍예석을 해체할 때는 윗 단부터 순서대로 해체하고 역시 번호표를 부착하여 재사 용여부를 조사한다.9
(2)조립과정
기초보강
승선교 및 극락교의 기초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대 석의 이탈로 홍예기석이 암반기초와 이격 되어 성능저하 의 원인이 되었음을 앞서 언급하였다. 홍예기석과 자연 암반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보수하는 것이 가장 적정한 방법이나, 두 사례는 홍예기석 교체 및 기초 보강이 필 하였다.
해체 후 발견된 승선교 기초의 경우 지대석(고임돌)이 자연암반에 접한 부분이 1/4정도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3/4면적은 1~2단의 작은 지대석을 겹쳐쌓은 다음 홍예기 석을 놓은 형식이었다. 극락교 기초의 경우도 승선교와 마찬가지로 지대석이 불규칙하게 기석과 자연암반 사이 를 받치고 있고 홍예기석의 갈라짐 및 파손이 발생하여 교체보수가 요구되었다.10
승선교는 홍예를 받치는 조잡한 지대석을 해체하고 기 존 암반지반을 평평하게 하고 규격이 큰 화강석 신재는 최대한 밑면을 자연암반 형태에 맞게 그랭이질하여 설치 하였다. 교체된 지대석은 홍예기석 보다 20cm 이상 바깥 으로 내밀어 지대석의 특징이 들어나도록 하였다.
극락교는 지대석 및 홍예기석 모두가 성능저하로 신재 로 교체가 필요한 상태였다. 역시 기존 암반지반을 평평 하게 하고 교체되는 지대석 및 기석은 최대한 큰 규격의 화강석(2.2×1.0×1.0m)으로 하부는 정교하게 그랭이질 하 여 교체하였다.1112
홍예석
두 홍예교의 홍예석은 흑운모계화강암으로 석재의 강 성도 높고 가공도 치밀하여 다른 부재들 보다 비교적 원 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기초 침 하 및 홍수 등으로 홍예에 이상변형이 생기고 부재의 파 손, 풍화, 생물학적 피해 등으로 신재교체 및 보강이 필 요하다. 석재는 구조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이상 원부 재 사용 및 보강하여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최대한 사 용하였다. 홍예석은 원형 홍예의 곡률에 따라 설치된 가 설구조물에 지탱하여 단위 석재간 접촉면이 균등하게 밀 착하도록 그랭이 가공하여 설치하였다.
측벽과 속채움
승선교와 극락교 모두 건립당시 측벽부재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승선교의 측벽은 자연석 쌓기이며 극락교는 장대석 및 견치석 쌓기이다. 특히 승선교의 경우는 자연 석 쌓기 임에도 불구하고 퇴물림 없이 수직 쌓기를 하였 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비교적 불안정한 상태이다. 특히 잦은 수리로 인하여 주변에 크기가 작은 석재로 교체가 된 경우가 많아, 대부분 부재들이 뒤뿌리가 짧고, 부재 간 공극이 많았다. 수리 시 최대한 원 부재를 사용하도 록 하고 면석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크기의 석재는 교체 하였다. 퇴물림 없이 수직 쌓기를 하므로, 뒤뿌리와 뒤채 움석이 서로 잘 맞물리도록 하고 중간 중간에 심석을 넣 어 구조적으로 측압에 강하도록 하여야 한다.
극락교의 경우 장대석 쌓기가 원형이므로 하류측 견치 석은 모두 장대석으로 설치하였으며, 홍예와 맞닿는 부 분은 ‘그렝이’가공 하여 접촉을 밀실하게 하고 채움석은 깬 잡석으로만 사용하여 원활한 배수와 내부 지지력을 확보하도록 하였다.1415
다리 바닥
다리 바닥은 우수가 다리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수가 스며들시 겨울에 동해와 해 빙으로 다리의 구조를 약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바닥에 점토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점토유실 또는 식물을 자라 게 하는 원인이 되어 장기적으로 다리의 성능저하를 가 져온다. 따라서 바닥은 외부로 구배를 주어서 배수가 용 이하도록 하며, 재료는 강회다짐 혹은 판석으로 하는 것 이 유리하다. 승선교의 경우는 본래 흙다짐 바닥으로 되 어 있으나 보다 방수능력이 좋은 강회다짐으로 하되 기 존의 흙바닥의 느낌이 살 수 있도록 황토를 섞어서 시공 하였다. 극락교의 경우 본래 장방형 박석이 깔려 있고, 상부에는 누각이 건립되어 있어 다리 내부로 우수가 스 며들 염려가 없어 해체 후 원형대로 복원하였다.
5-3.원인별 보수 방안
보수해야 할 상황을 초래하는 원인을 분석하면 근원적 인 요소 중심으로 분석되고 그에 따른 방안이 도출될 수 있지만, 다양한 차원의 원인에 의해서 초래되는 것이 현 실적인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즉 1차적 원인, 2차적 원인 등 다차원의 원인의 시간적 누적으로 통햐여 비로소 결 과가 드러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근원적 원인은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되 며, 결과에 가까운 원인은 단기적 관점에서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 조건 → 우수 유입 → 석재 풍화 → 석재강도 저하 → 석재 마모, 파손 → 홍예구조 이완 → 우수 유입량 증대 → 석재 풍화 및 파손 가속 → 구 조 불안정”과 같은 진행 과정의 예를 든다면, ‘기후 조건’ 은 장기적 요인이며, ‘석재 풍화, 파손’은 단기적, 치명적 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근본적 원인은 조절하기 어렵 거나 불가능하며, 2차적 원인은 비교적 제어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인과관계의 복합성, 장기적 진행 추이 등은 분석의 어려움, 지면의 한계를 고려하여 배제 하였으며, 홍예 구조 중심의 공간적 범주에서 원인과 그 보수 방안을 고찰하였다.
(1)외부 원인
홍예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원인 중 직접적 인 요소는 수분이며, 보수 방안은 수분의 제어가 중심이 된다. 교량이 설치되는 위치는 하천이므로 물에 의한 직 간접적인 영향에 노출되어 있다. 물리적 차원에서, 우기 의 범람에 의한 유속과 부유물질에 의한 충격은 홍예구 조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으며, 부력작용에 의한 부재 의 위치변화, 유실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문 화재 수리 원칙 중 하나인 ‘주변 환경의 정비’를 통해서 해소될 수 있다.
산업 환경에 따른 산성비도 장기적으로 석재에 영향을 끼친다. 우수를 직접 차단할 수 없기 때문에 배수가 용 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의 마련을 통해서 해소될 수 있다.
진동이 유발되는 상황은 예측불가능하며, 비 주기적인 측면이 있고, 장기간이나 높은 강도의 진동에 노출될 경 우 부재 결속이 이완되거나 심하면 붕괴될 수 있기 때문 에 예방적 차원의 보호가 이루어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
(2)내부 원인
홍예 구조에 영향을 주는 내부 원인은 단기적으로 부 재의 상태 및 형상에 영향을 끼치고, 장기적으로 부재간 의 결속력에 영향을 준다. 이 두 가지 모두 구조적 측면 서 보면, 내부 응력의 쏠림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파 악된다.
반원 형태로 압축력을 분산하여 안정될 수 있는 홍예 구조에서 각 부재의 형상이나 위치의 변화는 치명적일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응력을 분산시키지 못하면 국부 적 쏠림에 의해 부분적 파괴에 따른 구조의 붕괴를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상이 바뀌거나 강성이 저하된 부재를 신재로 보충할 경우 과도하게 강도가 높은 석재를 사용하면, 상대적으 로 기존 부재의 강도가 낮게 되고, 내부 응력이 고르게 확산되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따라서, 문화재 보수 시 같은 석질의 보충재를 사용케 하는 것은 문화재 의 진정성뿐만 아니라 구조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문제이 다.
높은 밀착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그렝이’기법이 적용된 다. 하지만 전통 기법은 외관 상 드러나는 부분 중심으 로 가공되기 때문에, 구조 내부의 응력 분산효과는 높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점적 또는 선적인 형태로의 그렝이 가공을 면적인 것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석분의 처리도 중요한데, 점토에 비해 배수 효과가 높으면서, 부 재 사이에서 충진하여 밀착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서 부수적인 것이지만 구조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렝이 기법과 석분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쐐기돌의 사 용을 줄일 수 있고, 부재 간의 밀착도를 증진시켜 단기 적으로 구조적 안정과 장기적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석재는 탄성 변형의 범위가 극히 작은 소재이다. 즉 힘을 가했을 때 변형과 힘의 해소 시 형태가 복원되는 범위가 극히 작으며, 이 범위를 초과할 경우 형태의 소 성 변화, 즉 파괴가 일어난다. 특히 석재의 형태 상 국부 적으로 응력이 쏠렸을 때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지게 된 다. 따라서 국부적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응력의 분산 이외에, 완충재의 사용이 중요하다. 과거에 는 탄소 함유량이 낮은 연철을 석재 사이에서 완충재로 사용하였다. 또한 이 철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을 림을 표면을 덮거나(시우쇠), 유황을 코팅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표면 보호는 그 효과를 상실하 고 녹슬어 석재 표면을 변색시키거나 산화철 생성 시 팽 창을 통하여 석구조의 변형과 석재 파손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결론적으로, 현대적인 완충재로서 부식성이 없는 연성을 갖춘 금속편을 사용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6.결론
선암사 승선교와 송광사 극락교의 보수 사례를 중심으 로 고찰한 홍예교 성능저하의 원인에 따른 보수방안 및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수를 위한 행위로서 ‘해체’이지만, 그 자체로 홍예교의 구조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초의 유실을 방지할 수 있는 보양을 하 거나 건기에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며, 계곡물이 우회할 수 있는 통수로의 확보 및 물막이 가설을 설치하 는 것이 홍예기초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파 악되었다.
둘째, 홍예교의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있어서, 강성이 높은 보충재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균질적인 강도를 확 보할 수 있는 보충재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재로서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동 질의 석재를 사용해야 하는 당위성도 있지만, 구성 부재 강도의 차이가 현격할 경우 강도가 낮은 부재에 쏠리게 되는 응력의 편중현상이 홍예 구조의 안정성 저해의 주 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셋째, 보충 석재를 가공함에 있어서 “결”의 방향을 일 치시키는 것이 구조 안정성 및 재료 내구성 측면에서 유 리함을 알 수 있었다. 홍예교를 구성하는 석재가 대부분 화성암 종류이며, 화성암은 용암류의 흐름 방향에 따라 응고되어 강도와 응력분포에 있어서 방향적 균질성인 이 른바 “결”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즉 석재 내부의 결 방 향과 엇결 방향의 응력분포의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여 부재를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 성능저하를 방지는 방안으 로 파악된다.
넷째, 홍예교를 구성하는 석재는 강성과 가공 정밀도 에 따라 세 가지 단계로 구분되어 사용될 수 있음을 파 악하였고 문화재의 진정성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강성 및 가공 정밀도는 ‘홍예석 ≧ 면석 ≧ 속채움석’의 순서로 나열될 수 있으며, 구조적 성능 역할 의 차이로도 인식된다. 여기에는 풍화 또는 마모에 따라 서 재사용이 어려운 부재를 전용하여 홍예교 내부에 재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포함한다. 즉 일부 교체한 홍예 석을 폐기하지 않고, 면석이나 속채움으로 전용할 수 있 어 원부재의 재사용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다섯째, 석재의 효과적 밀착을 위한 ‘그렝이’기법의 적 용에 개선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하였다. 내진성능이 우 수한 것으로 보고된 “마추픽추”의 돌쌓기는 면(面)의 정 교한 밀착이 이루어진 반면, 그렝이 기법은 점적 또는 선적인 맞댐을 이루는 차이가 있다. 이는 홍예교에서 비 교적 가공 정밀도가 높은 홍예석에서도 나타나는데, 노 출면에서는 선형의 정밀한 맞댐이 이루어지지만, 내부에 서는 쐐기와 끼움돌로 구성되는 것이다. 즉 홍예교의 구 조적 안정성이 쐐기와 끼움돌의 내구성에 좌우될 수 있 으므로, 그렝이 기법의 적용을 면적인 차원으로 높이는 것이 장기적 측면에서 구조 안정성을 지속시킬 수 있은 방안으로 여겨진다.
여섯째, 철편을 대체할 수 있는 티타늄과 같은 완충재 의 효과적 사용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렝이 기 법이 적용됨에 따라 각 부재는 점 또는 선형으로 밀착되 는 상황에서 닿는 지점으로 하중이 쏠리게 되면, 국부적 인 파괴현상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탑에서는 시 우쇠 철편의 연성을 이용한 쐐기가 사용된 경우가 있지 만, 장기적으로 부식에 의한 오염과 팽창과 같은 문제들 이 야기되었다. 따라서, 부식되지 않은 연한 금속을 사용 하여 국부적 응력 쏠림을 해소하는 것이 홍예교의 구조 적 안정성과 내구성을 담보하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홍예교의 보수는 문화재 보 수의 원칙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인의 기술적 분석을 통하여 구체적 방안의 정립이 선행된 체계적인 보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