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 론
근대 건축이 철과 유리와 콘크리트에 의한 건축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이러한 재료가 철, 유리, 콘크리트가 공 업재료로서 생산되어 건설자재로서 등장하였고, 이는 과 학과 기계에 의한 생산체계로 상징되는 근대 문명과 맥 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를 전후로 다양한 경로로 근대 기술을 도입한 우리나라 근대기에 있어서 재료의 생산체계의 도입 및 발전과정은 신기술을 인지하고, 재료적 측면에서의 제조시스템과 구조적 측면 에서의 활용방법의 체득, 그리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양 식의 구상 과정은 국내 건축 및 토목 기술사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근대기의 재료에 관한 연구는 역사문화자산의 가치 보 존 측면에서 점토벽돌 등 장식적 효과가 있는 재료의 내 구성 관련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구조재료 에 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 경향은 문화유산의 가치 평가 및 이를 활용한 보존 및 재생 측면에서 형태적 가치요소에 편중될 우려가 있으며, 실제 많은 근대구조물의 가치 평가에서 재료 및 구조적 측면의 평가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근대기 도입된 구조재료 중 철 골구조 및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근본을 이루는 강재를 대상으로 물리⋅화학적 특성을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당시 재료의 생산 및 품질관리 현황을 분석하여 근대구 조물의 기술사 관련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목적 이 있다.123
2.조사대상 건축물 개요 및 실험항목
2-1.조사대상 건축물
본 연구에서는 근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품질규격이 제정된 이후인 1930년부터 해방 이전의 근대구조물에 사 용된 강재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대상 구조물 은 관공사에 의해 수행되어 비교적 품질관리가 우수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공공구조물로 하였다. 조사대상 건축물 의 개요는 <Tab.1>과 같다. 교각구조물인 영도대교는 상부 슬래브와 옹벽, 그리고 기계실에서 철근시료를 채 취하였으며, 래티스보 부재에서 형강재 시료를 채취하였 다. 왜관철교는 상부 슬래브에서 철근시료를 채취하였다. 단 왜관철교는 1905년에 완공되었으나, 상부 슬래브는 경부선 복선화에 의해 인도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건설 되었다는 연구 결과1)2)를 토대로 1938년에 사용된 철근 으로 간주하였다. 구)통영군청사와 구)부산측후소는 슬래 브에서 철근 시료를 채취하였다. 근대구조물에서 채취한 강재 시료는 현재의 시료와 비교하였다.
현대 철근은 당시 JES 규준과 동일한 SR240이 생산 되지 않아 SD300을 사용하였으며, 강재는 당시 규준과 동일한 SS400을 시료로 사용하였다.
2-2.실험방법 및 측정
본 연구에서는 근대기 건설된 구조물에 사용된 강재의 화학적 특성 및 물성을 통하여 당시의 품질관리 및 생산 시스템, 그리고 기술사적 특징을 분석하기 위하여 <Tab.2>와 같은 실험을 수행하였다.
화학분석 및 조직분석은 근대기 강재의 생산 및 사용 시 품질관리를 위한 성분조정과 제조 프로세스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인장강도 및 연신율 등의 물성은 이러한 화 학적 특성을 토대로 당시 재료의 성능 분석이 가능하다.
3.근대 강재의 재료적 특성
3-1.근대 철근의 형태
근대 일본에서는 1901년 관영 야하타(八幡)제철소의 생산이 개시되었지만, 일본 철강수요의 절반은 수입에 의존되었으며, 선철은 영국, 중국, 강재는 영국, 독일, 미 국, 벨기에 등에 의존하고 있었다3).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용 봉강도 당시 일본에는 수입품을 대부분 사용하였다. 이형철근은 1920년까지는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수입되었 으며 이는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에서 이형철근을 사용한 건축물의 피해가 적었던 점도 큰 영향을 미친 것 이다. 당시 수입된 이형철근은 미국 아메리칸 콘크리트 스틸사의 하브마이어바, 코러게이티드바사의 각종 철근, 트러스트 콘크리트 스틸사의 칸바 및 리프바 등이었다4). 이후, 1923년 관동대지진에서 마루노우치 내외빌딩을 비 롯한 칸시스템의 이형철근을 이용한 대부분의 건축물이 붕괴되면서, 당시 철근의 정착 및 부착에 지식이 없었던 일본에서는 이형철근의 사용이 중단되었다.
조사대상인 1934년부터 해방 직전인 1943년에 국내에 서 건설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서도 대부분 원형철근 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왜관철교의 경우, 붕괴부위에서 채취한 슬래브 늑근의 ∅10은 원형철근이었으나, 슬래브 주근으로 이용된 ∅13, 19는 <Fig.4>와 <Fig.5>와 같이 미국 아메리칸 콘크리트 스틸사의 하브마이어 (HaveMeyer) 이형철근이 사용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 다. 당시 일본에서는 사용이 되지 않았던 이형철근이 국내 공공구조물에 사용된 점은 철근콘크리트 구조 관련 기술의 국내 도입 및 확산에 관한 기술사적 측면에서 시 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관동대지진 이후 건설된 영도대교(1934)를 비롯 하여 건축구조물에서 이형철근이 거의 발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왜관철교에서 하브마이어 이형철근의 적 용은 대조적이다.
왜관철교에 사용된 하브마이어 이형철근은 리브와 타 원형의 돌기가 길이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D19의 경우 철근의 중심을 기준으로 두께 4mm의 리브가 양쪽 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길이 23mm, 높이 1.5mm의 타 원형의 돌기가 각 23mm 간격으로 일정한 형태를 나타 내고 있었다.45
3-2.근대 강재의 화학 성분
일제강점기 당시 국내의 품질규정은 일본에서 1921년 ‘공업품규격통일조사회’를 시작으로 1925년에 강재 및 벽 돌 등의 대부분의 건축재료의 품질규준이 JES(일본표준 규격)을 통해 제정되었으며, 1942년 조선건축회에서 JES 와 동일한 기준으로 건축공사표준사양서를 정하였다.
1925년의 JES 20호 ‘구조용압연강재’에서 처음으로 구 조용 강판, 형강, 그리고 철근콘크리트용 봉강에 대한 품 질규준을 정하였으며 당시 강판, 형강은 SS39, 강봉은 SSC39로 각 한 종류였다. 이후 1938년 JES 430호 ‘일반 구조용강재’에서 강재의 품질규준이 개정되었으며, 이때 강재의 종류는 SS34, 41, 50으로 다양화되었으나 철근콘 크리트용 봉강에 관한 규정은 삭제되었다. <Tab.3>은 당시 JES의 화학성분 품질규준을 나타낸다.
강재의 역학적 특성에서 가장 중요한 첨가성분인 탄소 (C)가 증가하게 되면 강도는 증가하지만 취성도 증가하 게 된다. 규소(Si)가 들어가게 되면 인장강도가 증가하게 되며, 구리(Cu), 니켈(Ni), 크롬(Cr) 등은 강도 및 경도 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P)과 황(S)은 연신율을 감소시켜 균열 발생의 원인이 되므로 당시 JES에서도 품질관리의 목표를 정하고 있다. 화학성분의 품질규정은 현재와 거의 동일하며, 강재의 화학성분 분석을 통해 당 시의 품질관리 및 제조 프로세스의 분석이 가능하다.
현대 철근(2011PS-D10, SD300)의 화학성분은 강성과 취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성분인 탄소와 규소의 함유 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의 함유량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연성을 증가시키는 구리의 함유량도 높다. 특히, 열처리 효과를 증대시키고 입자조직을 치밀 하게 하는 몰리브덴이 함유된 것이 특징이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원형철근(1934YB-∅15)의 탄소 함 유량을 살펴보면, 현재의 철근과 비교하여 탄소와 규소 의 함유량이 적어 강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되나, 황의 함유량이 다소 높아 경도가 증가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강성의 변화는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
왜관철교에 사용된 이형철근(1938WT-D19)의 경우에는 탄소 함유량이 현재 철근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 으며, 이는 미국산 수입제품의 원인과 함께 품질관리의 문제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인장강도를 증가시키는 규 소와 취성을 증가시키는 망간 함유량도 월등히 높다. 따 라서 현재 강재보다는 강성은 크지만 연성이 작고 취성 은 클 것으로 판단된다.
구)통영군청에 사용된 원형철근(1943TC-∅19)은 현대 철근에 미치지는 못하나 영도대교에 비하여 탄소 및 규 소의 량이 많이 증가된 것을 알 수 있으며, 구리 함유량 이 증가하여 연성이 크고 취성은 작을 것으로 판단된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강재(1943YB-P1, 1943YB-P2) 와 현재 사용하는 강재(2011PS-P)의 화학성분을 살펴보 면, 강성과 경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성분인 탄소의 함유량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구조용 재료로서의 목표 성능과 이에 대한 탄소함량의 조정 등 미시적 측면 에서의 품질관리가 정확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그러나 인장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규소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또 다른 경도 증가 원소인 구리와 니켈 및 크 롬 등도 현재 강재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성을 저하시키고 취성을 증가시켜 균열 발생의 원인 이 되는 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 강재에서는 강성과 인성이 낮게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근대 시기에 사용된 강재의 화학성분의 분석 결과, 탄 소의 함량이 높은 왜관철교의 철근을 제외하고는 당시의 품질규격은 물론 현대의 강재와 유사하게 품질관리가 이 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 조사대상의 시대 범위가 좁기 때문에 기술의 발달 과정은 규명되지 못했다.467
3-3.근대 강재의 미시조직
강재는 조직구성의 주요 인자인 페라이트의 크기가 작 을수록 결정입도가 크며, 조직이 치밀할수록 강도와 강 성은 크게 나타난다. 페라이트의 크기는 열처리 과정을 통해 좀 더 작아지고 조직은 치밀해진다. 따라서 광학현 미경을 통한 강재의 조직구성을 분석하여, 근대기에 사 용된 강재의 제조 과정과 물성의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사용되는 강재(2011PS-P)의 조직구성을 살펴보 면, 결정크기가 10µm의 범위로 작은 흰색의 페라이트가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검은색으로 나타난 펄라이 트는 약 10% 정도로 적게 나타났으며 페라이트 내부의 검은 점으로 나타나는 탄화물도 약 5% 정도로 나타났다. 또한 강재의 조직 구성이 치밀한 것으로 보아 현재 강재 는 잔류응력을 제거하는 S.R(Stress Reliving) 열처리가 되어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
영도대교의 원형철근(1934YB-∅15)은 흰색의 페라이 트의 입도가 25µm의 범위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검은 부분인 펄라이트의 분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제 조과정에서 열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왜관철교에 사용된 이형철근(1938WT-D19)의 조직구성은 현대에 사용된 강재와는 달리 검게 보이는 경도가 대단히 높고 취성이 크며 탄소함유량이 높은 시 멘타이트의 크기가 50µm인 단조조직으로 나타나고 있 다. 이는 공기 중에서 천천히 냉각시키는 불림 열처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우수한 조직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조직구성이 치밀하고 전술한 탄소 함량으로 볼 때, 강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연성은 감소하 고 취성이 증가하여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1943년도에 준공된 구)통영군청과 구)부산측후소에 사 용된 원형철근을 살펴보면 둘 다 열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페라이트의 입자 크기가 각각 40µm, 50µm로 순 철에 가까운 크기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화학적 성분 측면에서는 양호한 품질관리를 나타내고 있으나, 제조 프로세스의 원인으로 품질이 크게 저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은색 부분인 펄라이트가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강성이 낮고 연신율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강재(1934YB-P1)의 조직구성을 보면 흰색의 페라이트가 주로 나타나고 있으나, 조직의 크기가 35µm로 다소 크게 나타난 것을 볼 때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 강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58
이후 1943년에 사용된 철근에서 열처리가 사용되지 않 은 것으로 볼 때, 근대 시기에는 열처리가 범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왜관철교에 사용된 이 형철근의 경우 미국산 수입제품이기 때문에 제조프로세 스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3-4.근대 강재의 강도 및 강성
1925년의 JES 20호 ‘구조용압연강재’에서 정한 품질규 정은 당시 구조설계에 있어서 재료의 허용응력이 탄성범 위인 항복강도 이내에 들도록 하는 탄성설계법이 널리 이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Tab.6>와 같이 인장강도만을 정하고 있다.101112
철근의 인장시험 결과, 실험대상의 철근은 당시 단일 강재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강도 범위를 나타내었 으며, 대부분 현대 철근에 비하여 낮은 연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원형철근인 1934YB-∅10은 항복강도5)와 인장강도가 JES 일본표준규격 20호 구조용 압연강재 봉강규준(1925년)의 성능기준에 비하여 각각 30%, 10%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탄성계수 는 거의 비슷하였다. 1934YB-∅13, 1934YB-∅15도 유 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현재 탄 소량에 의해 강성의 품질관리가 이루어지는데 비하여, 탄소와 규소의 함유량은 적으나 취성을 나타내는 원소인 황의 함유량에 의한 결과로 판단되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 반면, 화학분석 결과에서 높은 탄소함유량을 나 타내었던 왜관철교에 사용된 철근은 원형철근, 이형철근 모두 항복강도와 인장강도가 아주 높게 나타났으며 가장 높은 취성을 나타내고 있다. 동일 시기의 다른 철근에 비하여 항복점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큰 특징이며, 옵셋 법을 이용하여 산출한 항복강도 역시 기준에 비하여 약 70~90% 정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형철근의 경우는 당시 기준의 2배 이상의 높은 성능을 나타내어 당시 규 준에 없던 고강도 철근의 사용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연성이 감소하고 변형률 또한 적게 나타나 고 있다. 이는 화학성분 뿐만 아니라 생산 프로세스에 있어서 경도가 높은 시멘타이트 단조조직이 발견되고, 열처리가 이루어진 결과로서 강성 및 경도는 증가하고 연신율과 단면수축률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반면, 구)부산측후소에 사용된 1943WC-∅10 원형철 근은 항복강도와 인장강도가 당시의 기준을 상회하고 있 으나, 탄성계수는 기준의 절반정도로 아주 낮게 나타났 다. 이는 조직구성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순철에 가까운 큰 페라이트의 입자크기를 가지고 있고, 열처리가 이루 어지지 않아 다른 강재와 비교하여 인성과 연신율이 높 게 나타나고 있어 강도와 강성이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성능저하는 1937년의 중일전쟁 이후 물자의 통제 가 건물제한이 이루어지면서 콘크리트의 품질이 저하6)된 것과 동일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강재를 생산 함에 있어 고철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으며 인과 황의 감 소를 위한 열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구리의 함량이 많아짐에 따라 강도는 저하하고 변형률이 크게 나타난 것도 원인 중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단일 강도기준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다양 한 범위의 강도특성을 나타내는 것은 강재 물성의 불확 실성으로 인하여 구조설계시 안전율의 증대 및 과다설계 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탄소함량이 적은 상태에 서 동일 강성을 나타내는 것은 인과 황 등의 불순물이 원인으로 금속 내부의 결함이 발생될 가능성이 크다.
근대 강재의 연신율은 21%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 며, 현대 강재에 비하여 취성이 높은 근대 강재가 현대 강재에 비하여 높은 연신율을 나타내는 것은 탄성회복력 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는 품질규준은 만족하 지만 금속 조직의 내부 결함에 의한 결과로 분석된다.
형강재는 1925년 일본에서 제정된 JES 20호 구조용 압연강재 형강규준 SS39(SS390)에 따라 인장강도 390MPa 이상을 기준으로 하여 분석하였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강재를 살펴보면 강성을 증가시 키는 규소가 함유되어 있지 않고, 열처리가 되지 않아 강성이 다소 낮게 나타났지만, 모든 시험체의 곡선형태 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9141516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강재를 당시의 규준과 비교하면 항복강도는 거의 같고, 인장강도는 약 10%정도 낮게 나 타나고 있다. 이는 제조과정에서 열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인장강도를 증가시키는 규소가 없기 때문이다.
영도대교에 사용된 형강재의 탄성계수를 살펴보면 최 대 30%정도 낮게 나타나 변형율이 다소 큰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당시 강재 생산과정에서 미시조직 분석 결 과와 같이 페라이트의 입자가 크고 펄라이트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강도를 증 가시키는 규소가 없으며, 연신율과 강도를 저하시키는 황의 함유량이 높아 강성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영도대교에서 사용된 강재의 연신율과 단면수축률을 일반 구조용 압연강재 SS39(연신율 21% 이상)과 비교 하여 살펴보면, 연신율은 모두 기준치를 상회하는 값을 나타내고 있다. 연신율의 큰 것은 교량의 부재 특성상 부재 위치에서 인장 및 압축하중의 지속적인 반복에 따 른 피로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 변화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이상의 결과에서 강재의 물성은 품질관리 측면에 서 현대와 거의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당 시 교량 및 철도시설의 건설을 위한 강재의 제조 및 성 능이 양호하였음을 알 수 있다.
4.맺음말
본 연구에서는 1930-40년대 근대기 부산⋅경상지역의 역사문화유산에 사용된 구조용 강재의 물리⋅화학적 특 성 분석을 통하여 당시의 건축재료 생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기술사적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13
첫째, 근대기 국내에서는 원형봉강이 철근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관동대지진 이후 일본에서는 전혀 사용되 지 않았던 미국산 이형철근의 사용이 일부 확인되었다.
둘째, 일부 품질관리 상의 오차는 발견되었으나, 강재 의 성능에 준한 화학성분의 품질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 다. 그러나 조직분석 결과, 현재와 같은 열처리 등의 제 조 프로세스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1940년대에서는 전 쟁준비 등의 이유로 저품질화 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다.
셋째, 당시 강재의 JES 품질규준이 정해져 있었으나 품질관리 측면에서 오차가 큰 물성을 나타내고 있다. 전 반적으로 품질규준을 상회하는 인장강도를 나타내고 있 으며, 당시 규준에는 없던 고강도 철근의 사용 사례도 발견되었다. 그러나 열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근대기 대부분의 철근은 현재에 비하여 낮은 연성을 나타내고 탄성회복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강도의 불확실성은 확률론적 수법인 허용응력 도설계법의 합리적인 구조설계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된 다. 이러한 문제는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당시 구조 설계의 적정성 분석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